남장원 시바라레 지조존

전통이 숨 쉬는 소원의 석불과 고요한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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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 가쓰시카구 히가시미즈모토의 한 구석, 고요함에 싸인 남장원의 경내에 발을 들이면, 그곳에는 ‘시바라레 지조손’으로 유명한 석불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지조존은 도난 방지, 발목 잡기, 액막이, 인연 맺기 등 모든 소원을 들어준다고 신앙받고 있으며, 그 모습은 일 년 내내 참배객들이 맨 밧줄로 빙빙 감겨 있습니다.

이 지조존의 유래는 에도 시대의 명 재판관 오오카 에치젠노카미 타다스케의 ‘오오카 재판’에 얽힌 일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어느 날, 포목점 점원이 남장원 문 앞에서 쉬고 있을 때 천을 도난당했습니다. 오오카 에치젠은 ‘지조도 공범’이라 하여 지조존을 밧줄로 묶어 관청으로 데려가게 했습니다. 그 모습을 구경하려고 모인 구경꾼들에게 오오카는 ‘무단으로 관청에 들어오다니 불손하다’며 천 한 필의 벌금을 명령했습니다. 그중에서 도난품이 발견되어 도둑단이 일망타진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사건 이후, 소원을 빌 때 지조존을 밧줄로 묶고, 소원이 이루어지면 밧줄을 푸는 풍습이 생겨 ‘시바라레 지조’로 친숙하게 불리게 되었습니다. (shibararejizo.or.jp)

매년 제야에는 오후 11시부터 주지스님에 의한 ‘밧줄 풀기 공양’이 거행됩니다. 1년 동안 묶인 수많은 밧줄이 풀리고, 기도 고마의 불로 태워집니다. 그 후 제야의 종이 울리고, 새해를 맞이함과 동시에 참배객들은 새로운 소원을 담아 지조존에 밧줄을 맵니다. 이 장엄한 의식은 아악 연주와 함께 진행되어, 방문하는 이들의 마음을 깊이 울립니다. (shibararejizo.or.jp)

남장원의 역사는 오래되어, 헤이안 시대 가인 아리와라노 나리히라가 스미다가와에서 뱃놀이 중 겪은 수난 사고로 사망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법화경을 사경하여 무덤에 봉납한 데서 시작됩니다. 그 곁에 창건된 것이 남장원이며, 경내의 참배길은 스미다가와와 나리히라 다리를 본떠 만들어졌습니다. 흰 미카게 자갈은 스미다가와를, 참배길은 나리히라 다리를, 오른편의 돌은 나리히라의 배돌을 표현하고 있어, 방문객들에게 옛 정취를 떠올리게 합니다. (shibararejizo.or.jp)

경내에는 수령 450년이라 전해지는 ‘성덕의 소나무’가 우거져 있어, 방문객들에게 고요함과 평온을 제공합니다. 또한 경내 뒤편에는 아름다운 미즈모토 공원이 펼쳐져 있어, 사계절의 자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참배 후 공원을 산책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한때를 보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shibararejizo.or.jp)

남장원의 ‘시바라레 지조존’은 에도 시대부터 이어진 신앙과 전통을 지금까지 전하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소원을 담아 밧줄을 매고, 이루어지면 푸는 풍습은 시대를 넘어 많은 이들의 마음에 계속해서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여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느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두 손을 모아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