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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키지의 소란을 지나 나미요케 거리로 들어서면, 조용히 자리한 나미요케이나리 신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한때 에도의 바다가 펼쳐져 있던 장소로, 매립 공사가 거센 파도에 막혀 난항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밤, 바다 위에 빛을 내는 이나리 오오카미의 신체가 표류해왔고, 이를 모시자 파도와 바람이 잠잠해져 공사는 무사히 완공되었다고 한다. 그 신덕을 기려 ‘나미요케(파도를 막는다)’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도리이를 지나 경내로 들어서면, 여러 개의 츠카(塚, 기념비)가 줄지어 있다. 스시츠카, 에비츠카, 안코츠카, 카츠우오츠카, 타마고츠카 등은, 츠키지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식재료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세운 것이다. 이 츠카들은 생명을 받는 것에 대한 경외심과 식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상징한다.
하이덴(배전) 오른쪽에는 사자전이 있으며, 그곳에는 높이 2.4미터, 무게 1톤의 ‘야쿠요케 텐조 오오시시(액막이 천장 대사자)’가 자리하고 있다. 이 사자는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츠키지 사자 마쓰리’의 상징으로, 재난을 막아주는 수호신으로 숭배받고 있다. 한편, 왼쪽의 벤자이텐사에는 붉은 피부에 오하구로(이빨을 검게 물들이는 풍습)를 한 ‘오하구로 사자’가 모셔져 있으며, 그 머리의 보주에는 벤자이텐·이치키시마히메노미코토의 신상이 봉안되어 있다.
매년 6월에 열리는 ‘츠키지 사자 마쓰리’에서는 이 사자 머리들이 마을을 행진하며, 츠키지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 축제는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으로, 지역 주민들의 유대를 깊게 하는 중요한 행사이다.
나미요케이나리 신사는 츠키지의 역사와 문화를 오늘날까지 전하는 장소로, 방문하는 이들에게 고요함과 평온을 제공한다. 경내를 거닐다 보면, 식재료에 대한 감사, 재난을 막아달라는 기원, 그리고 지역의 유대를 느낄 수 있어 마음이 정화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