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자의 옛 건축, 오쿠노 빌딩

쇼와 시대의 정취와 예술적 유산이 살아 숨 쉬는 문화 공간

About

긴자 1초메의 뒷골목에 자리한 오쿠노 빌딩은 쇼와 초기의 흔적을 짙게 간직한 건축물이다. 1932년에 본관이, 1934년에 신관이 준공되어 당시에는 ‘긴자 아파트먼트’로 알려졌던 이 빌딩은, 관동대지진 이후의 부흥기에 지어진 고급 임대주택이었다. 설계를 맡은 이는 동준회 아파트 설계로 명성을 얻은 카와모토 료이치 씨이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견고한 건축에, 민간 주택으로서는 일본 최초의 엘리베이터를 갖추었으며, 전관 난방과 공동 목욕탕, 옥상의 세탁장 등 당대 최첨단 설비가 완비되어 있었다.

외관은 스크래치 타일로 덮여 있고, 발코니에는 식재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 디자인은 프랑스의 아파트를 연상시키며, 긴자 거리 풍경에 독특한 정취를 더하고 있다. 건물 내부에 들어서면 수동식 엘리베이터가 맞이한다. 노란색 주름문을 손으로 여닫고, 층수를 표시하는 인디케이터는 당시 그대로의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복도 바닥은 오랜 사용으로 중앙이 닳아, 쇼와 초기부터 이어진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한때는 시인 사이조 야소, 영화감독 미조구치 켄지, 여배우 다나카 키누요 등 많은 문화인이 이 빌딩에 거주하며 창작 활동에 힘썼다. 전후에 주택에서 사무실 용도로 전환된 오쿠노 빌딩은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왔다. 현재는 갤러리와 앤티크 숍이 모인 ‘레트로 아트 빌딩’으로 다시 태어나, 그 독특한 분위기는 많은 예술 애호가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306호실은 한때 미용실로 사용되었던 방으로, 현재는 ‘긴자 오쿠노 빌딩 306호실 프로젝트’로 보존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쇼와 시대의 생활상을 전하는 소중한 공간으로, 당시의 흔적을 지금에 전하고 있다.

긴자의 번잡함에서 한 걸음 떨어진 이곳에서, 쇼와 초기의 건축미와 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오쿠노 빌딩은 시대를 초월해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긴자의 숨겨진 보석 같은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