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무덤

아오모리현 신고무라에 위치한 신비로운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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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숲이 우거진 언덕 위, 두 개의 흙무덤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각각의 무덤 위에는 소박한 나무 십자가가 세워져 있으며, 그 주변은 고요한 정적에 휩싸여 있다. 이곳은 일본 아오모리현 신고우무라의 한적한 마을, 옛 이름으로 '헤라이(戸来)'라 불리던 곳이다.

이 마을에는 놀라운 전설이 전해진다. 예수 그리스도가 21세 때 일본에 와서 12년간 신학을 공부한 후, 33세에 유대 땅으로 돌아가 전도 활동을 펼쳤으나, 당시 유대인들은 그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그는 십자가형에 처해질 위기에 처했지만, 그의 동생 이스키리가 대신 십자가에 못 박혔다. 예수는 이스키리의 희생 덕분에 목숨을 건져, 다시 일본으로 건너와 이곳 헤라이 마을에 정착하여 106세까지 살았다고 한다. 두 개의 무덤 중 하나는 예수의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이스키리의 유해를 모신 것이라 전해진다. (vill.shingo.aomori.jp)

이러한 전설은 1935년, 다케우치 가문에 전해 내려오던 '다케우치 문서'라는 고문서에서 비롯되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예수는 일본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마을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이후 이곳은 '그리스도의 무덤'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nippon.com)

흥미롭게도, 이 마을에는 유대 문화와의 연관성을 암시하는 풍습이 전해진다. 예를 들어, 아이를 처음으로 야외에 데리고 나갈 때 이마에 먹으로 십자가를 그리는 전통이 있다. 또한, 마을의 옛 이름인 '헤라이'는 '헤브라이'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다. 이러한 풍습과 지명은 마을의 전설과 맞물려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vill.shingo.aomori.jp)

매년 6월 첫째 일요일에는 '그리스도 축제'가 열려, 마을 사람들은 전통적인 '나냐도야라' 춤을 추며 예수를 기린다. 이 춤의 가사는 의미가 불분명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헤브라이어와의 유사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nippon.com)

이곳을 방문하면, 마을의 조용한 분위기와 함께 전해 내려오는 전설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무덤 주변의 숲길을 거닐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곳에서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듯한 감각에 사로잡힌다. 마을의 작은 박물관인 '그리스도의 마을 전승관'에서는 이러한 전설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만나볼 수 있어,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vill.shingo.aomori.jp)

이 작은 마을은 그저 전설로만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그리스도의 무덤이 실제로 이곳에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마을 사람들의 전통과 이야기는 이곳을 특별한 장소로 만들어준다. 신고우무라의 푸른 숲과 고요한 언덕 위에서, 우리는 역사의 신비와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이야기에 잠시나마 빠져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