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토바시: 역사와 아픔을 간직한 다리

스미다강 위, 도쿄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아름다운 교량

About

스미다강의 온화한 흐름 위에 놓인 고토바시(言問橋)는 도쿄의 역사와 문화를 조용히 이야기하는 존재입니다. 이 다리는 관동대지진 이후의 부흥 계획의 일환으로 쇼와 3년(1928년)에 완성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이곳에 다리가 없었고, 사람들은 ‘다케야노와타시(竹屋の渡し)’라고 불리는 나룻배로 강을 오갔습니다. 다리의 이름은 아리와라노 나리히라가 읊은 “이름에 걸맞다면, 자 이제 물어보리라, 미야코도리여, 내가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라는 노래에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고토바시의 디자인은 직선적이고 힘찬 아름다움이 특징입니다.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스미다강의 새로운 6대 다리 중에서, 기요스바시가 곡선의 아름다움이라면, 고토바시는 직선의 아름다움이다”라고 평했습니다. 이 다리는 당시 최신 기술이었던 겔버식 강철 거더교로 건설되었으며, 중앙 경간 67.2미터의 3경간 겔버 판형 거더교로서, 일본 3대 강철 겔버교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다리도 비극의 무대가 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쇼와 20년(1945년) 3월 10일 도쿄 대공습 당시, 많은 시민들이 불길을 피해 고토바시로 몰려들었습니다. 하지만 다리 위에서 피난민들이 뒤엉켜 움직일 수 없게 된 곳에 화재가 다가와 많은 생명이 희생되었습니다. 현재 다리 기슭에는 도쿄 대공습 희생자를 추모하는 위령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현대의 고토바시는 도쿄 스카이트리를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촬영 명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야간에는 조명이 켜진 스카이트리가 스미다강 수면에 비쳐 환상적인 경관을 만들어냅니다. 다리 주변에는 스미다 공원이 펼쳐져 있어, 봄이면 벚꽃이 만개해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고토바시는 과거의 비극과 현재의 평화가 교차하는 장소입니다. 그 조용한佇まい 속에 도쿄의 역사와 사람들의 마음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