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슈인 전 묘소 (무카데 공주 묘)

난부 도시나오 공의 정실 오타케의 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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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테현 모리오카시의 한적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고즈넉한 사찰인 광대사(光台寺)의 경내에 자리한 묘소에 이르게 된다. 이곳은 '무카데 공주'로 알려진 오타케노카타(於武の方)의 안식처로, 그녀의 전설이 이 땅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오타케노카타는 남부 번의 27대 번주인 남부 도시나오(南部利直)의 정실로, 그녀의 출신은 명문 가문인 가모 씨(蒲生氏)였다. 그녀의 선조인 후지와라 히데사토(藤原秀郷)는 거대한 무카데를 퇴치한 전설로 유명한 인물이다. 오타케노카타가 남부 가문에 시집올 때, 그녀는 이 전설적인 무카데 퇴치에 사용된 화살촉을 지참했다. 이는 가문의 영광과 용맹을 상징하는 유물로서, 그녀의 새로운 가정에 행운을 가져다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사후, 묘소 주변에서는 기이한 현상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묘소를 둘러싼 해자에 놓인 다리는 밤사이 무너져 내렸고, 이를 복구하려 해도 다시금 붕괴되었다. 사람들은 이 현상을 무카데의 원혼이 다리를 파괴하는 것이라 믿었다. 또한, 묘소 주변에서는 크고 작은 무카데들이 출몰하고, 그녀의 머리카락이 한쪽 눈이 없는 뱀으로 변해 돌담 사이를 기어다닌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러한 기묘한 이야기들은 오타케노카타를 '무카데 공주'로 부르게 했고, 그녀의 묘소는 '무카데 공주의 묘'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러한 전설은 단순한 미신으로 치부되기보다는, 당시 사람들의 두려움과 경외심을 반영하는 이야기로 전해져 내려온다. 무카데는 일본에서 부와 번영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오타케노카타의 묘소에 얽힌 이러한 전설은, 그녀의 삶과 죽음이 지역 사회에 깊은 인상을 남겼음을 보여준다.

오늘날, 이 묘소는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하여, 방문객들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준다. 묘소 주변의 사찰과 거리들은 옛 정취를 간직하고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시간의 흐름을 잊게 한다. 무카데 공주의 전설은 이곳을 더욱 신비롭게 만들며, 방문객들은 그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를 건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