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비

히로세강의 카시코부치에 얽힌 거미 전설을 기리는 석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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仙台의 중심부를 흐르는 광대한 히로세가와 강은, 그 흐름 속에 깊은 소용돌이를 품은 '賢淵(かしこぶち)'이라 불리는 심연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은 오랜 세월 동안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신비로 가득한 장소로, 그 신비로운 분위기는 강변을 따라 걷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옛날, 한 남자가 이 깊은 물가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그때, 작은 거미 한 마리가 물속에서 나타나 그의 발목에 실을 감았다. 남자는 그 실을 풀어 근처의 버드나무 뿌리에 묶어두었다. 그러자 갑자기 큰 소리가 울리며, 버드나무가 뿌리째 뽑혀 강물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놀란 남자가 물속을 바라보자, 깊은 곳에서 "賢い、賢い(현명하구나, 현명하구나)"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후로 이 심연은 '賢淵'이라 불리게 되었다. (japanmystery.com)

이 전설의 거미는 다른 이야기에서도 등장한다. 賢淵에서 조금 하류로 내려가면 '藤助淵(とうすけぶち)'라 불리는 곳이 있다. 어느 날, 그곳에 사는藤助라는 남자가 낚시를 하고 있을 때, 물속에서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응답하자, 그 목소리의 주인은 이 심연에 사는 뱀장어로, 다음 날 밤에賢淵의 거미가 이곳에 와서 싸움을 벌일 것이니, 와서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藤助는 약속한 밤에 심연에 도착하자, 이미 뱀장어와 거미가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 그 광경에 놀란藤助는 무심코 소리를 질렀고, 순간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 다음 날 아침,藤助가 조심스럽게 심연을 찾아가 보니, 물 위에 떠오른 뱀장어의 머리가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후,藤助는 미쳐버려 죽었다고 전해진다. (japanmystery.com)

이처럼 두려운 힘을 지닌 거미였지만, 차야마치(茶屋町)의 사람들은 오히려 그 마물을 신으로 모셔 수난을 막아주는 신으로 삼았다. 그것이 바로賢淵의 바로 위, 국도 48호선 변에 세워진 '妙法蜘蛛之霊'라고 새겨진 거미 비석이다. 또한, 거미에 얽힌 속신으로 인해 상업 번창의 신으로도 숭배되었다고 전해진다. (japanmystery.com)

이러한 전설과 신앙이 깃든賢淵의 거미 비석은, 그저 돌에 새겨진 글자가 아니라, 세월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의 두려움과 경외, 그리고 희망을 담은 상징이다. 그곳에 서서 강물을 바라보면,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신비로운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