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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산맥이 부드럽게 굽이치는 일본의 작은 마을, 도쿠시마현 가미카쓰초. 이곳에 자리한 'HOTEL WHY'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을 꿈꾸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 호텔은 상공에서 보면 물음표 모양을 하고 있어, 방문객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는 우리가 소비하고 버리는 것들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유도하는 상징적인 디자인이다.
'HOTEL WHY'는 2020년 5월, 일본 최초로 '제로 웨이스트 선언'을 한 가미카쓰초의 중심에 문을 열었다. 이 마을은 2003년부터 쓰레기 제로를 목표로 삼아, 현재 재활용률이 80%를 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쓰레기를 45가지로 세분화하여 분리수거하며, 각 가정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활용한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철학을 담고 있다.
호텔에 발을 들이면, 따뜻한 나무 향이 코끝을 스친다. 객실은 모두 메조네트 타입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지역에서 생산된 목재로 꾸며져 있어 산장의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창문은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디자인되어, 각기 다른 풍경을 담아낸다. 이 창문들은 마을 주민들이 기증한 오래된 창틀을 재활용한 것으로,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창 너머로 펼쳐지는 산과 하늘의 풍경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채롭게 변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껏 만끽하게 해준다.
체크인 시, 손님들은 필요한 만큼의 비누를 직접 잘라 사용하고, 웰컴 드링크로 제공되는 커피 원두를 원하는 양만큼 갈아 객실로 가져간다. 이러한 경험은 일상에서 무심코 소비하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준다. 또한, 호텔 내에는 'STUDY WHY'라는 프로그램이 있어, 가미카쓰초의 제로 웨이스트 역사와 노력을 직원들이 직접 안내한다. 체크아웃 시에는 투숙 중 발생한 쓰레기를 45가지로 분류하는 체험을 통해, 마을의 생활 방식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아침이 되면, 인근 브루어리인 'RISE & WIN Brewing Co.'에서 준비한 신선한 재료로 만든 베이글 샌드위치와 그래놀라가 객실로 배달된다. 이러한 식사는 지역의 맛을 느끼게 해주며,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HOTEL WHY'는 단순한 숙박 시설을 넘어, 환경과 삶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공간이다. 이곳에서의 체류는 우리가 소비하고 버리는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작은 발걸음을 내딛게 한다. 가미카쓰초의 맑은 공기와 푸른 산,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의 미소 속에서, 우리는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