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8형 증기기관차의 역사 이야기

네리마구 주택가에 남겨진 시대의 증인, 전쟁과 평화의 상징 증기기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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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 네리마구의 조용한 주택가 한켠, 도요타마키타 1초메의 거리 변에는 시대를 초월해 서 있는 증기기관차가 있다. 그 이름은 E18형 증기기관차이다. 한때 일본 육군 철도연대에 소속되어 전쟁터에서 물자와 병력을 운반하는 데 활약했던 이 기관차는, 이제 조용히 그 역할을 마치고 역사의 증인으로서 이곳에 숨 쉬고 있다.

이 E18형은 1921년에 독일의 오렌슈타인 운트 코펠사에서 제작되었다. 궤간 600mm의 협궤 사양으로, 5개의 동륜을 가진 독특한 모습은 급곡선과 경사가 많은 전쟁터에서의 운용을 상정한 설계였다. 그러나 높은 무게중심으로 인해 일본 국내에서는 탈선이 잦은 문제가 있었다. 그 때문에 이후 보일러의 화실부 등을 개조하여 무게중심을 낮추는 공사가 이루어졌다.

전후, 이 기관차는 세이부 철도에 불하되어 사이타마현의 아피나역 근처 자갈 채취선에서 사용되었다. 그 후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으나, 정비를 거쳐 유네스코 마을에 정태 보존되었다. 유네스코 마을 폐원 후에는 도쿄도 네리마구의 주식회사 에리에이 사옥 앞에 이전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기관차의 보존 장소는 도에이 지하철 오에도선 "신에고타"역에서 도보 약 5분 거리에 있다. 주변은 조용한 주택가로,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존재가 되고 있다. 기관차 주변에는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고, 지붕도 마련되어 있어 비바람으로부터 보호되고 있다. 방문하는 사람들은 그 역사적 가치를 느끼며, 조용히 서 있는 이 기관차를 바라보고 있다.

E18형 증기기관차는 전쟁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견뎌내고, 지금도 여전히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 철의 표면에는 시대의 풍상(風霜)이 새겨져 있어, 방문하는 이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곳을 방문함으로써 우리는 과거의 역사에 생각을 잠기고,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다.